정호영부터 김승희까지…장관 후보자 연속 낙마는 '사상 처음'

입력 2022-07-04 13:49   수정 2022-07-04 13:50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지명 39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장관 후보자가 2번 연속 낙마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복지부는 기약 없이 수장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박근혜 정부 때 김용준 안대희 2명의 총리 후보자가 연달아 낙마했지만, 장관 후보자가 2번 연속 '사전 검증'의 벽을 넘지 못해 스스로 물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월23일 자진 사퇴한 정호영 전 후보자가 청문회 도입 후 복지부 장관 후보자 신분으로 낙마한 첫 사례였다. 정 전 후보자에 이어 지명된 김 후보자도 같은 행로를 밟게 됐다. 정 전 후보자는 지명 직후부터 과거 칼럼 내용, 자녀 편입 의혹 등으로 전면에서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김 후보자에게 제기된 부동산 투기 의혹과 정치자금 유용 의혹 등에 대해선 '한방'은 없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그를 수사 의뢰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복지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5월10일) 이후, 한달 보름여 가까이 장관 없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보내고 있다. 전 정부에서 임명된 권덕철 전 장관이 5월17일 사표를 제출한 뒤 수장 공백 사태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그간 복지부 장관직은 정치적 논쟁과는 관련 없이, 비교적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민 생활과 밀접해진 데다, 영향력이 큰 정책을 다루게 되면서 복지부 장관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커졌다.

복지부 장관의 잇따른 실각에 일각에선 '장관 단명' 부처로 회자했던 복지부의 '장관 잔혹사'가 다른 형태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복지부에 따르면 김영삼 정부(문민정부) 초대 보건사회부(보건복지부 전신) 장관으로 의사 출신인 여성 박양실 장관이 1993년 2월 26일 임명됐다가 단 9일 만인 3월7일 부동산 투기 문제로 사퇴했다. 김영삼 정부 임기 5년 동안 보건복지부 장관은 9번이나 바뀌면서 평균 재임 기간이 7개월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국회의원 출신 이성호 장관은 1995년 5월부터 약 반년간 장관직을 수행했다. 다시 국회의원으로 있다가 이듬해인 1996년 8월 같은 장관으로 재차 부름을 받았지만, 배우자의 뇌물수수가 드러나면서 3개월 만에 물러났다.

김대중 정부 때는 여성 의사이자 국회의원 출신인 주양자 장관이 정부 첫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됐지만, 부동산 투기 문제로 임명 58일 만에 사퇴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변재진 장관이 정권 임기 문제로 8개월의 짧은 임기를 지냈을 뿐, 다른 장관들은 별다른 낙마 사례 없이 1년 이상 근무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선 후보자 때 논문 중복 게재, 자녀 외국 국적, 소득 축소 신고 등 의혹이 나왔던 김성이 장관이 취임했다가 석 달 만에 물러나며 '흑역사'가 다시 시작됐다. 당시 후임 인선이 시일이 걸리면서 전재희 장관 임명까지 두 달여간 장관 공백 상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첫 복지부 장관인 진영 장관이 일명 '항명 파동'으로 반면 만에 중도 하차했다. 진 장관 퇴임 후에도 장관 인선 진통에 복지부는 두달 여간의 공백 상태에 놓인 바 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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